2F 이우성

익명의 ‘청춘들’을 화폭에 담아 시대성을 표상해 온 이우성 작가는 지금 이 시점 자신의 주변에서 일어나는 일상의 소소한 사건들에 관심을 갖는다. 

작가 본인에게 의미 있었던 순간들, 누군가와 함께 그곳에 있었다는 기억, 다시는 돌아갈 수 없는 시간들을 되돌아보며 그 장면을 선으로 옮긴 그의 드로잉들은 자신의 일상을 대상화한 B급 만화나 웹툰의 감수성을 드러낸다.

AUDIO GUIDE

2F

<밤, 걷다, 기억>
Pen drawing on paper, cartoon screen tone,
303 series
2017-2019

이우성 작가의 <밤, 걷다, 기억>은 11cm 정사각형 종이 위에 그려진 303점의 드로잉 연작입니다. 한 컷씩 나란히 전시되어있는 작품들은 마치 SNS의 타임라인을 연상시킵니다.

작가는 자신의 주변에서 일어나는 소소한 사건들에 관심을 가져왔습니다. 작가 본인에게 의미 있던 순간들, 누군가와 함께 했던 기억, 다시는 돌아갈 수 없는 시간들을 되돌아보며 그 장면을 펜과 스크린 톤을 이용해 표현한 이 작품은 마치 만화나 웹툰 같은 감성을 느끼게 해줍니다.

작품을 하나하나 살펴보면, 포장마차에서 술을 마시는 사람들, 누군가의 결혼식과 졸업식, 서울의 풍경 등 누구나 경험할 법한 소소한 일상의 장면들을 볼 수 있으며, 그 사이사이 광화문 촛불집회, 국정조사 청문회, 알파고와의 세기의 대결 등 역사에 기록될 만한 굵직한 사회적 사건도 찾아볼 수 있습니다.

대다수의 흑백 드로잉 가운데 하늘에 떠 있는 무지개와 퍼레이드의 무지개 깃발 등 무지개에는 본연의 색으로 표현되어 눈길을 사로잡습니다. 동선을 따라 한 줄로 이어진 드로잉들의 마지막에 이르면, 아무런 내용 없이 텅 비어있는 작품을 볼 수 있습니다. 그 공간에는 작가의 다음 이야기, 또는 작업을 보는 우리들의 다양한 이야기가 쓰여 새로운 타임라인으로 계속 이어질 것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