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F 파비앙 베르쉐르

파비앙 베르쉐르 작가는 신화적 모티프를 통해 인간의 존재와 역사를 탐구한다. 꿈과 악몽 사이의 공간을 가로지르는 듯한 그의 작업과 연극적 무대는 생애 초반 15년을 병원에서 머물며 두려움에 가득 찬 유년기를 보낸 한 어린아이의 눈으로 본 세계이다. 

지속적으로 팝 문화와 역사를 참조하며 가상적이고 판타지적인 암호들을 만들어내는 베르쉐르의 작업들은 어린이의 꿈속에나 존재할 만한 귀신들, 이상한 동물들 같은 하이브리드 생명체들이 살고 있는 세계로 관객을 이끈다.

AUDIO GUIDE

1F

<매일매일이 너의 생일>
Acrylic and watercolor on wall
2019

<Korean Mood>
Marker on traditional Korean paper, 45 pieces
2019

파비앙 베르쉐르 작가의 이번 전시 프로젝트명은 ‘매일매일이 너의 생일’입니다.
 
같은 제목의 월페인팅 <매일매일이 너의 생일>과 그 위에 전시되어있는 45점의 <Korean Mood>에는 유독 해골이 자주 등장합니다. 작가는 왜소증으로 인해 15년간 유년시절을 병원에서 보냈으며, 어린 시절 자주 꾸었던 악몽 속 해골을 작품에 자주 표현하게 됩니다. 이번 전시 작품에는 우리나라 전통 민속에서 이승과 저승을 연결하는 신비로운 존재인 ‘꼭두’도 등장합니다.

죽음에 대해 말하는 것 같은 그의 작품을 자세히 들여다보면, 곳곳에 ‘생명의 나무’를 발견할 수 있습니다. 작가는 “한자리에 머물며 가지를 뻗어 가는 나무의 모습이 몸은 병원에 있지만 그림을 통해 세상 밖으로 뻗어 나가려 했던 나의 모습이다”라고 말합니다. 

두 벽면을 가득 채운 이번 월페인팅에서 알 수 있듯이, 그의 예술세계는 공간이 허락하는 한 끝없이 펼쳐질 것 같은 인상을 줍니다. 이러한 그의 자유로운 예술세계는 그 작업 방식과 맞닿아있습니다. 그는 늘 밑그림 없이 매 순간 즉흥적으로 화폭을 채워나갑니다.